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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라스 퐁은 유머와 참여를 매개로 제도와 일상의 틈을 탐색합니다. 이번 심사에서 작가는 감각적 행위와 위트를 통해 제도의 구조를 비틀고, 관객 참여를 기반으로 한 복합적 작업 방식으로 주목받았습니다. 그의 작업은 음식, 학습, 돌봄과 같은 일상적 소재를 조형 언어로 전환하여 사회 구조 속에 스며든 긴장과 회피, 그리고 연대의 가능성을 짚어냅니다. 빵을 굽는 행위, 심리 테스트, 가짜 인증 시스템 등 비일상적 장치를 통해 관객의 몰입과 해석을 유도하며, 그 과정에서 삶의 조건과 문화적 맥락을 새롭게 구성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조형적 완성도와 물질성을 갖춘 설치로 구현되며, 관객의 신체와 감각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키는 열린 경험으로 확장됩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강릉의 지역성과 일상의 감각을 바탕으로, 빵을 굽고 나누는 행위를 중심에 둔 장소 특정적 설치를 선보이며, 이 공간은 조형의 결과를 전시하는 무대이자, 관객과 함께 시간을 굽는 실험의 장이 됩니다. 전시장 곳곳에 놓인 제빵 도구와 오브제, 텍스트와 영상, 인쇄물은 서로의 결을 따라 얽혀 하나의 유기적 장면을 만들고, 감각과 유희를 매개로 관객을 작업의 호흡 속에 스며들게 합니다. 작가의 작업은 무엇을 설명하거나 주장하기보다 잠시 머무는 시간 속에서 관계를 맺고, 완성보다 과정과 함께 굽는 순간을, 메시지보다 먹고 웃는 몸의 감각을 중시합니다. 그 결과 작품은 다정한 제안처럼 다가와 사소한 일상을 환대와 교류의 경험으로 바꿉니다. 단단한 체계 속에서 발현되는 느슨한 참여, 기대고 머무는 존재들, 환대 속에서 이어지는 돌봄의 운동성을 이야기하는 이번 전시에서, 실라스 퐁은 조용한 사유의 빵을 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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